오늘은 내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덕질하게 된 입덕 영화, '아이언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비록 엔드게임 이후 마블 영화가 하락기를 맞이했다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MCU는 지난 10여 년 동안 거의 모든 작품을 흥행시키며 방대한 서사를 구축해왔다. 당시만 해도 슈퍼히어로 영화가 성공하기 어려운 장르였고, 그나마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다크 나이트 시리즈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슈퍼히어로 영화라는 장르를 내게 각인시킨 '아이언맨'을 얘기해보겠다.
'아이언맨'을 처음 본 건 손위 형제와 함께 간 영화관에서였다. 사실 영화를 보려던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해 들어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작품이었다. 아무런 정보도 찾아보지 않고, 기대감도 없이 본 영화가 이렇게 높은 만족감을 줄 줄은 몰랐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만 해도 슈퍼히어로 영화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이런 류의 영화가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CG 기술에 감탄했고, 무엇보다 토니 스타크라는 캐릭터의 서사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는 단순히 부자이자 천재 주인공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해서 어려움도 척척 해결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성격적 결함을 지녔고, 납치되어 무력감을 느끼며,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등 수없이 좌절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서사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평범한 인간이 자신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히어로가 되는 이야기는 기존에 상상했던 슈퍼히어로와는 완전히 달랐다. 또, 영화 마지막에 토니 스타크가 "아이 엠 아이언맨."이라며 자신의 정체를 당당히 밝히는 장면은 정말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이렇듯 기존의 클리셰를 깨부순 영화였기에, 아이언맨이 끝나자마자 다른 마블 영화들이 궁금해졌다. 이를 계기로 마블의 영화들을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다. 토르, 캡틴 아메리카, 그리고 어벤져스에 이르기까지, 마블의 방대한 세계관과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아이언맨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 영화는 정말 많은 재미 요소를 남긴 작품이다. 앞서 말한 클리셰를 부순 점도 있지만, 연출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 특히, 쿠키 영상을 통해 다음 영화와의 연결 고리를 암시하며 관객들에게 추측하는 즐거움을 안겨준 것은 당시로선 신선한 충격이었다.
물론 지금은 쿠키 영상 자체가 식상하기도 하고, 또 과도하게 남발해서 빈축을 사게 된 것들도 있지만 당시로서는 영화 시장에 새로운 재미를 제시한 혁신적인 요소였다. 이렇듯 팬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했던 '아이언맨'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작품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물론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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