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음악을 잘 아는 편은 아니다. 그저 다양한 장르를 좋아할 뿐, 내가 기억하기로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실험적이고 개성 있는 곡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90년대 중반에는 굉장히 독특한 매력을 가진 한국 비주얼 락 밴드가 등장했는데, 바로 지금 이브의 보컬로 잘 알려진 김세헌이 보컬이었던 'Girl'이다. 당시 이들이 부른 '아스피린'이라는 곡은 락밴드 최초로 지상파 1위를 차지했다. 오늘은 그 곡을 덕질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아스피린'이 나왔을 당시 나는 초등학생이었고, 음악 프로그램을 즐겨 보진 않았지만 공중파에서 1위를 해서인지 귀에 자주 들리곤 했다. 한 번 듣고는 그 특유의 경쾌한 멜로디와 기타 연주에 꽂혀 정말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도 노동요 삼아 텐션 떨어질 때마다 꺼내 듣곤 한다.
90년대는 음악 규제가 심했던 시기였는데, 아스피린은 ‘이런 제길’ 같이 반항적이고 도전적인 가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돌아보면, 대중적이고 귀여운 멜로디와 아기자기한 연출 덕분에 규제의 장벽을 넘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뮤직비디오나 의상 콘셉트는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힙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대중적이면서도 키치한 매력으로 확실히 독보적이었던 밴드 ‘Girl’이 멤버들 간 불화와 군입대 문제로 해체됐던 건 지금도 아쉽다. 이후에 김세헌이 이브로 활동하면서 비슷한 음악 장르로 나의 남은 덕질을 채워주긴 했지만, 나에게 첫 감동을 줬던 락 밴드는 ‘Girl’이었기에 조금 더 오래 해줬더라면 싶은 더쿠로써의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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